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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윤여정] 1분 1초도 못 놓쳐…'일곱 빛깔' 핫 아이콘

핫(HOT)하고, 힙(HIP)하고, 고상하고, 우아하고 그야말로 난리났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여우조연상 주인공 윤여정이 '글로벌 핫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연기상, 아시아에서 63년만에 배출된 두번째 여우조연상 등 세계 영화사에 기록될만한 의미를 남긴 것도 주목도를 높이지만, 윤여정은 국내에서도 50여 년이 넘는 세월동안 사랑 받았던 '배우 윤여정' 스스로의 매력으로 아카데미와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사로잡아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만든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이 존재만으도 화제성을 이끌었듯 윤여정 역시 말 한마디, 움직임 1초까지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어느 무대에 서든 나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DNA 능력치가 타고난 'K 아티스트'들이 아닐 수 없다. 공식 수상 장면 외 외신 비하인드 직캠 하나 하나 빠짐없이 인기몰이 중이다. 입담, 패션 뭐하나 관심을 끌지 않는 것이 없다. 차곡차곡 쌓은 내공을 아낌없이 펼쳐보이고 있는 윤여정에 속시원한 통쾌함이 터진 것도 여러 번이다. 불안함보다 신뢰 가득한 기대감을 품게 만든 윤여정. "한국 영화사라는 거창한 잣대를 대기 보다는, 윤여정 선생님 개인의 승리라는 생각이 든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꾸준하고 성실하게 활동한 선생님을 아카데미에서 뒤늦게 반세기 넘게 알아본 것이다"고 콕 집은 봉준호 감독의 표현이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만들 만큼 공감대를 높이는 이유다. "무지개도 일곱 가지 색깔이 있다. 여러 색깔이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람을 남성과 여성으로 구분하고 또 백인과 흑인, 황인종으로 나누거나 게이와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 구분하고 싶지 않다는 윤여정. 쏟아지는 환호에도 "최고보다는 다 같이 '최중'으로 살면 안될까 싶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지는 모르겠다. 상을 받았다고 윤여정이 김여정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난 똑같을 것이다"고 밝힌 윤여정. 거센 바람에도 끄떡없는 윤여정으로 남을 것임을 알기에 거침없이 목놓아 축하하고 응원하게 만든다. 이미 다채로운 일곱 빛깔을 품고 빛까지 내는, 아름다운 무지개 윤여정이다. "난 개가 아니에요" 내가 좀 욕을 먹더라도 현답을 이끌어내기 위한 우문이었다면 그나마 인정이다. 그럼에도 따끈따끈한 오스카를 손에 쥐고 내려 온 수상자에게 던질 법한 질문은 결코 아니었다. 윤여정은 시상식이 끝난 뒤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 외신 기자가 "브래드 피트에게서 어떤 냄새가 났냐"고 묻자 "나는 냄새를 맡지 않았다. 난 개가 아니다"고 응수했다. 반할 수 밖에 없는 윤여정의 품위다.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감으로 화제를 모았던 'Snobbish people'(매우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에 대한 언급도 다시 있었다. 윤여정은 본식 전 레드카펫 인터뷰에서 "캐나다인들은 어떤가요?"라는 질문에 "캐나다인인가요?"라고 되물은 후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글렌 클로스를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하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윤여정은 인터뷰를 마무리 지으며 "캐나다인은 속물이 아니에요"라는 한 마디를 남겨 리포터로 하여금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요!(We love you!)"를 외치게 만들었다. 아만다 사이프리드 "I love her"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수상소감이다. 아카데미 노미네이트 직후 소감으로 "나는 경쟁을 싫어한다. 상은 이미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던 윤여정은, 실제 수상이 현실화 된후 무대에서도 또 한번 진심을 꺼내들었다. 윤여정은 "나는 경쟁은 믿지 않는다. 내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길 수 있겠나. 다섯 후보는 각기 다른 역을 연기했다. 우리끼리 경쟁할 수는 없다. 우리는 각자의 영화에서 수상자다. 오늘 내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다"고 말했다. 순간 카메라가 비춘 인물은 윤여정과 함께 후보에 올랐던 아만다 사이프리드.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생각지 못한 말을 들었다는 듯 온 얼굴 가득 감동한 표정과 함께 "나는 그녀를 사랑해(I love her)"를 읊조렸다. 우리도 사랑하고 나도 사랑하게 만드는 윤여정. 뉴욕타임스는 "뜻밖의 선물"이라고 표현했다. "드디어 만났어" 브래드 피트 에스코트 윤여정의 백스테이지는 본식만큼 이슈의 중심에 섰다. '미나리' 제작사 플랜B의 수장이자 전년도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이날 여우조연상 시상에 나선 브래드 피트와 여러 에피소드를 만들어냈기 때문. "미스터 브래드 피트, 우리 드디어 만났네요"라는 말로 수상 소감을 시작할 만큼 윤여정에게도, 보는 이들에게도 브래드 피트와의 투샷은 최고 시청률을 이끌 이슈였다. 윤여정이 무대에서 내려온 후 브래드 피트는 윤여정을 직접 에스코트 하며 문을 열어주고, 걷는데 불편함 없이 팔도 내줬다. 또 윤여정 이름이 적힌 카드를 보여주며 미소와 담소도 나눴다. 물론 "우리 촬영할 동안 어디에 있었냐"며 콕 집을 정도로 화통한 윤여정은 백스테이지에서도 브래드 피트에게 "다음 영화에는 돈 좀 더 써달라"고 요청했다고.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가 '많이는 아니고 조금 더 쓰겠다'며 슬며시 빠져나갔다. 한국으로 초청도 했더니 브래드 피트가 '알았다'고 답했는데 다 믿지는 않는다"고 귀띔한 에피소드로 폭소를 자아냈다. "원더풀 그랜마" 힙 패션 끝판왕 패셔너블한 배우로 워낙 유명했기에 윤여정의 '오스카 패션'은 수상 여부 열외로 꾸준히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뛰어난 패션 센스는 단연 아카데미에서도 빛을 발했다. 윤여정이 택한 드레스는 '나 드레스요'라고 온 몸으로 뽐내기 보다, 고상하고 우아하면서도 캐주얼한 블랙 드레스였다. 드레스는 두바이 브랜드 Marmar Halim(마마 하림) 2017년 FW 콜렉션 제품, 가방은 Roger Vivier(로저 비비에), 주얼리는 Chopard(쇼파드) 제품으로 몇 십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을 완벽한 자태를 선보였다. 윤여정은 버라이어티 선정 레드카펫 베스트 드레서 꼽히기도 했다. 예상못한 백스테이지 패션은 화제성의 정점을 찍었다. 드레스 위에 툭 걸친 항공 점퍼 한 장과 검은 마스크가 '퍼펙트 윤여정'을 완성했다. 꼼데가르송(Comme des Garçons)과 알파 인더스트리(Alpha industries) 콜래버레이션 항공 점퍼에 대한 정보는 사진과 영상이 뜬 즉시 온 커뮤니티를 뒤덮었다. 항공 점퍼를 입고 오스카에 이름을 새기는 모습, 프랜시스 맥도먼드와 함께 찍은 사진은 두고두고 회자 될 전망이다. 또한 사용감 있는 에르메스(Hermes) 블랙 켈리백도 무심한 듯 바닥에 툭 놓여 있었지만 그래서 더 눈에 띄었다. 명품의 값어치마저 증명시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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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계 새 역사" 오스카 든 '미나리' 윤여정[공식]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배우 윤여정은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동시에 석권한 아시아 최초의 배우에 등극했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치러진 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한국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오스카 수상으로 윤여정은 전 세계 시상식과 영화제, 비평가협회에서 총 42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휩쓸며 세계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특히 윤여정은 미국 아카데미와 영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석권한 아시아 최초의 배우로 등극하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미국 아카데미에서 아시아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1958, 일본)이며, 영국 아카데미에서 아시아 최초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는 '간디'의 로히니 해탠가디(1983, 인도)로,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를 석권한 배우는 아시아에서 윤여정이 유일하다. '미나리'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세계적인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전달 받은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 드디어 우리 만났네요. 털사에서 우리가 촬영할 땐 어디 계셨던 거예요? 만나서 정말 영광이에요"라고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여정은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또는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어요"라며 특유의 익살스러운 유머로 시상식장을 밝게 만들었다. 또한 "저는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오스카 시상식은 TV로 보는 이벤트, TV 프로그램 같았는데 제가 직접 왔다니 믿기지 않네요. 잠시만요, 마음을 가다듬고 진정 좀 할게요. 저에게 투표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에게 대단히 감사드립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리고 원더풀한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스티븐 연, 정이삭, 한예리, 노엘 조, 앨런 김,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저는 오늘 밤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정이삭이 우리의 캡틴이었고 저의 감독이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라고 팀 미나리에게 진심을 표했다. 이와 함께 윤여정은 "또 감사드릴 분이…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어요? 저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다른 영화에서의 수상자입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역을 연기했잖아요. 우리끼리 경쟁할 순 없습니다.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죠. 여러분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네요. 미국식 환대인가요? 한국 배우에 대한 손님맞이가 친절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저를 일하게 만든 아이들이요.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라며 "그리고 저는 이 상을 저의 첫 번째 감독님, 김기영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아주 천재적인 분이셨고 제 데뷔작을 함께 했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거예요. 정말 진심으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라고 모두가 기대하고 기다렸던 퍼펙트 수상소감을 남겼다.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미나리'는 전 세계 112관왕을 달성하며 감독 정이삭의 탁월한 연출과 배우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앨런 김, 노엘 케이트 조의 환상적인 연기 앙상블을 인정받았다. 한편, 오스카상으로도 불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주관하는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다음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윤여정 수상소감 전문 브래드 피트, 드디어 우리 만났네요. 털사에서 우리가 촬영할 땐 어디 계셨던 거예요? 만나서 정말 영광이에요.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또는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어요. 저는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오스카 시상식은 TV로 보는 이벤트, TV 프로그램 같았는데 제가 직접 왔다니 믿기지 않네요. 잠시만요, 마음을 가다듬고 진정 좀 할게요. 저에게 투표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에게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원더풀한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스티븐 연, 정이삭, 한예리, 노엘 조, 앨런 김.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저는 오늘 밤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정이삭이 우리의 캡틴이었고 저의 감독이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또 감사드릴 분이...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어요? 저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다른 영화에서의 수상자입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역을 연기했잖아요. 우리끼리 경쟁할 순 없습니다.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죠. 여러분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네요. 그리고 아마도 미국인들이 한국 배우를 대접하는 방법일 수도 있죠. 아무튼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저를 일하게 만든 아이들이요.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그리고 저는 이 상을 저의 첫 번째 감독님, 김기영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아주 천재적인 분이셨고 제 데뷔작을 함께 했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거예요. 정말 진심으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Mr. Brad Pitt, finally! Nice to meet you. Where were you while we were filming in Tulsa? It's a very honor to meet you. As you know, I'm from Korea, actually my name is Yuh-Jung Youn. Most of the European people call me Yuh-Yung, some of them call me Yu-Jung. But tonight, you are all forgiven. And well.. I usually... I'm living in the other part of the world. I just watched television, It is a oscar, event on the television. Just watching, like a television program for us. But me being here by myself, I cannot believe it that I'm here. Okay, let me put myself together. Thank you, Tremendous thanks to the Academy members who voted for me. Thank you for the wonderful MINARI family, Steven, Isaac, Yeri, Noel, and Alan. We became a family. And most of all, Lee Isaac Chung, without him, I couldn't be here tonight. He was our captain and my director. Thanks to you, Too many thanks to you. And I'd like to thank.. see, I don't believe in competition. How can I win Glenn Close? win over Glenn Close? I have been watching her so many performances, so this is just... all the nominees, five nominees, we are the winner for the different movies. We played different roles, so we cannot compete with each other. Tonight I'm here is that just because of a little bit of luck, I think. Maybe luckier than you. And also maybe.. Is that an American hospitality for the Korean actor? I'm not sure. Thank you so much. And I'd like to thank to my two boys who made me go out and work. So, beloved sons, , this is the result because mommy works so hard. And I'd like to dedicate this award for my first director, KIM Ki-Young who was a very genius director. I made a movie together with my first movie. I think he will be very happy if he is still alive. Thank you very much! Tremendous thanks for everybody. Thank you.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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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회 아카데미] "역사적 순간" 윤여정, 韓최초 오스카 주인공(종합)

이변은 없었다. '원더풀' 윤여정이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미국 LA 시내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에서 개최딘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할리우드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은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등 쟁쟁한 배우들과 경쟁에서 당당히 수상자로 호명돼 무대에 올랐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 연기상 후보에 오른 것은 역사상 윤여정이 최초. 윤여정은 첫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첫 노미네이트에 수상까지 성공하며 한국 영화사는 물론 세계 영화사에 새 이정표를 새겼다. 또한 1958년 열린 3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 만에 역대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아시아 배우라는 기록도 세웠다. 시상자 브래드 피트의 호명으로 무대에 오른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 나이스 투 미츄!"라고 인사를 건넨 후 "드디어 만나 뵙게 됐다. 우리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냐"며 여유로운 농을 쳐 웃음을 자아냈다. 윤여정은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아시다시피 한국에서 왔다. 유럽 분들은 많이 '여여'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들 불렀는데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오프닝부터 센스 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이어 "아시아권에 살면서 보통은 TV로 시상식을 지켜봤다. 근데 오늘은 직접 이 자리에 오게 되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잠시 정신을 가다듬도록 해보겠다. 아카데미 관계자 분들께 싶은 감사 드린다. 표를 던져주신 모든 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또 "그리고 원더풀 미나리 패밀리! 스티븐, 아이작, 예리, 노엘,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이 되었다. 무엇보다 정이삭 감독님이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설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감사하다. 감독니께서는 우리의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다"고 콕 집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윤여정은 "제가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는다. 어떻게 내가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 후보 다섯 분 모두, 우리 모두 다 다른 역할에서 잘 해냈다. 나는 운이 좀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특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 두 아들이 저에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며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내 첫 감독님이셨다.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나의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다"고 의미있는 한 마디도 남겼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가 서 있는 무대 아래로 내려오며 "와우!"라는 입모양을 보이며 직접 받은 수상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어 러블리함까지 배가시켰다. 윤여정의 수상은 시상식 전부터 유력시 됐다. 오스카 레이스에서 38개의 트로피를 차지했고, 수상 예측 투표에서도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미국 AP통신, 버라이어티 등 외신이 꼽은 유력 수상자도 윤여정이었다.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주인공은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nece·AMPAS) 회원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에 이어 올해는 윤여정이 한국 영화계에 큰 선물을 선사했다. 타이밍은 분명 좋았지만, 굴러 온 기회를 잡고 천운을 이끌어낸건 윤여정 본인이다. 50여 년간 연기로 쌓은 역사가 있었기에 새 역사도 윤여정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살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목숨 걸고 했던 연기만큼은 결국 윤여정을 배신하지 않았다.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에 발을 들인 윤여정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36편의 영화, 100여 편이 넘는 드라마를 통해 존재감을 자랑했다. '미나리'의 순자는 윤여정이 걸어 온 50년 연기인생의 산물이다. 해외 무대와도 일찍이 인연을 맺었다. '하녀(임상수 감독)'로 63회 칸영화제, '돈의 맛(임상수 감독)', '다른 나라에서(홍상수 감독)'로 65회 칸 영화제에 참석한 바 있다. 연기상은 윤여정도 예상 못했을 미국 아카데미가 품에 안겼다. 다음은 '미나리' 윤여정 수상 리스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필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즈 여우조연상 영국 아카데미시상식(BAFTA) 여우조연상 미국배우조합상(SAG) 영화부문 여우조연상 골드리스트 시상식 여우조연상 전미 비평가위원회(NBR) 여우조연상 워싱턴 DC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LA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보스턴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오클라호마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노스캐롤라이나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디스커싱필름 여우조연상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콜럼버스 비평가협회상 여우조연상 뮤직시티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샌디에이고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세인트루이스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흑인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뉴멕시코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캔자스시티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노스텍사스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시애틀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아이오와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밴쿠버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사우스이스턴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온라인 영화&TV 협회 여우조연상 온라인 여성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뉴욕 온라인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피닉스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디트로이트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조지아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 여우조연상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여우조연상 국제 온라인 시네마 어워즈(INOCA) 여우조연상 할리우드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여우조연상 오스틴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토론토 비평가협회 여우조연상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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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회 아카데미] 브래드 피트 시상→윤여정 수상 '최고의 명장면'

브래드 피트가 시상하고, 윤여정이 받았다.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시국에도 25일(현지시간)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과 돌비 극장 등에서 대면 형식으로 치러진 가운데, '미나리(정이삭 감독)' 윤여정은 끝내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이날 시상자는 전년도 남우조연상 수상자인 브래드 피트가 나서 의미를 더했다. 브래드 피트는 '미나리'의 제작사 대표로 남다른 인연이 있다. 브래드 피트가 호명한 윤여정이라는 이름은 전율을 불러 일으키게 만들기 충분했다. 시상자로 나온 브래드 피트는 "영화에 대한 내 사랑은 우리 동네 드라이브 극장에서 시작됐다. 나는 고질라를 너무 좋아했는데 오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후보들도 어린 나이부터 영화를 사랑했다"고 운을 뗐다. 브래드 피트는 윤여정을 가장 먼저 언급하며 윤여정이 좋아한 영화들을 나열했고, 이어 같은 부문 후보에 오른 아만다 사이프리드, 올리비아 콜맨, 글렌 클로즈, 마리아 바카로바가 애정한 영화도 언급했다. 긴장되는 분위기 속 브래드 피트가 외친 이름은 '여정 윤'이었다. 잠시 할 말을 잊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 윤여정은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오스카를 손에 쥐었다. "브래드 피트 나이스 투 미츄!"라고 인사를 건넨 윤여정은 "드디어 만나 뵙게 됐다. 우리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냐"며 여유로운 농을 친 후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아시다시피 한국에서 왔다. 유럽 분들은 많이 '여여'라고 하거나 그냥 '정'이라고들 불렀는데 여러분 모두 용서해드리겠다"고 오프닝부터 센스 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윤여정은 "아시아권에 살면서 보통은 TV로 시상식을 지켜봤다. 근데 오늘은 직접 이 자리에 오게 되다니 믿을 수가 없다"며 잠시 정신을 가다듬도록 해보겠다. 아카데미 관계자 분들께 싶은 감사 드린다. 표를 던져주신 모든 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또 "그리고 원더풀 미나리 패밀리! 스티븐, 아이작, 예리, 노엘,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이 되었다. 무엇보다 정이삭 감독님이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설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감사하다. 감독니께서는 우리의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다"고 콕 집어 박수를 이끌어냈다. 이와 함께 윤여정은 "제가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는다. 어떻게 내가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을 하겠나. 후보 다섯 분 모두, 우리 모두 다 다른 역할에서 잘 해냈다. 나는 운이 좀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 미국 분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특히 환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여정은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 두 아들이 저에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이런 상을 받게 됐다"며 "김기영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 내 첫 감독님이셨다. 첫 영화를 함께 만드셨는데 여전히 살아계신다면 나의 수상을 기뻐해 주셨을 것이다"고 의미있는 한 마디도 남겼다.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가 서 있는 무대 아래로 내려오며 "와우!"라는 입모양을 보이며 직접 받은 수상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지어 러블리함까지 배가시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4.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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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윤여정, 英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오스카 더 가까이[공식]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의 배우 윤여정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한국 최초로 연기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트로피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미나리'가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여우조연상을 석권하며 세계 영화계의 역사를 새로 썼다. 윤여정은 미국 배우 조합상(SAG)에 이어 영국 아카데미에서 한국 최초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오스카 수상 가능성을 높였다. 작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각본상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불과 1년만에 한국어로 제작된 '미나리'가 여우조연상을 차지하면서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고 있다. 올해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의 수상 발표는 한국 시간으로 4월 12일 오전 3시(영국 시간 4월 11일 오후 7시)에 BBC ONE에서 생방송으로 송출되었다. 영국 아카데미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가 주최하며 미국 아카데미, 골든 글로브와 함께 영미권 최고 권위의 시상식으로 유명하다.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한국 기준 4월 26일 오전 10시에 수상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어 연기로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미국 배우조합상에서 연기상을 휩쓴 윤여정은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의 배우 윤여정입니다. 어떻게 소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후보로 선정되어 매우 기쁩니다. 아! 이제는 수상을 했군요.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에딘버러 공작 필립공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상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모든 상이 의미가 있지만 이번 상은 특히나 고상하다고 알려진 영국분들에게 좋은 배우라고 인정받아서 정말 기쁘고 영광입니다. 저에게 표를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영국 아카데미(BAFTA)에게도 감사합니다.(Hello Britain, I’m a Korean actress Yuh-Jung, Youn. And… I don’t know how to say… I’m very honored to be nominated. No, I’m the winner now. First, I express my deep condolences for your duke of Edinburgh. And thank you so much for this award. Every award is meaningful but this one, especially recognized by British people known as very snobbish people and they approved me as a good actor, so I’m very very privileged and happy. Thank you, Thank you so much. Thank you for the voters who voted me. Thank you.)"라며 자신을 한국 배우라고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 특유의 익살스러운 유머로 시상식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공의 별세를 추모하며 특별한 인상을 남겼다.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원더풀한 이야기 '미나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음악상, 총 6개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도 3월 3일 개봉 후 3주간 박스오피스 1위는 물론, 89만 관객을 돌파해 흥행 면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1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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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IS] "역사로 만든 역사" 74세 윤여정 오스카行 '최초'의 희망

희망의 '미나리', 원더풀 윤여정이다. 배우 윤여정(74)이 한국 영화계, 더 나아가 글로벌 영화계의 새 역사가 됐다.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를 통해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조연상 노미네이트에 성공한 윤여정은 한국 배우 최초는 물론, 첫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아카데미 입성이라는 대업을 세웠다. 이로써 칸·베를린·베니스로 이어지는 세계 3대 영화제를 넘어 할리우드의 심장, 아카데미시상식 후보 지명까지 세계 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는건 100% 충무로 여배우들의 차지가 됐다. 데뷔 56년 차, 74세 배우에게 남은건 아름다운 은퇴로만 여겨졌다. 시니어, 중견, 원로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해도 할 수 있는 역할, 행보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결론 내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주위의 반대에도 감행한 도전은 최초라는 역사와 희망이라는 새 꿈을 선물했다. 윤여정의 아카데미시상식 입성은 역사적 기록을 넘어 새 활로의 개척이라는 의미를 더한다. 타이밍은 분명 좋았지만, 굴러 온 기회를 잡고 천운을 이끌어낸건 윤여정 본인이다. 50여 년간 연기로 쌓은 역사가 있었기에 새 역사도 윤여정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살기 위해, 살아가기 위해 목숨 걸고 했던 연기만큼은 결국 윤여정을 배신하지 않았다. 또한 만인의 선생님으로 대우받고 존경만 받아도 마땅한 상황에서 제자리에 안주할 수 없다는 이유와 배우로서의 욕심으로 미국행을 택한 과감함도 신의 한 수가 됐다. 작은 힘은 큰 영화의 밑거름이 됐다.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에 발을 들인 윤여정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1971년 드라마 '장희빈'과 영화 '화녀'를 동시에 히트시키며 '천재 여배우'로 각광받았고,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넝굴째 굴러온 당신' '디어 마이 프렌즈' 등 크고 작은 역할을 가리지 않으며 수 많은 드라마에서 열일 활동을 펼쳤다. 김수현 작가의 원조 페르소나로 한 손에 꼽기 힘든 대표작이 수두룩하다. 충무로 활약도 빛났다. 리메크판 '하녀'를 비롯해 '바람난 가족' '여배우들' '돈의 맛' '계춘할망' '죽여주는 여자' 등 장르와 캐릭터에 한계를 두지 않는 열연을 선보였다. '미나리'의 순자는 윤여정이 걸어 온 50년 연기인생의 산물이다. 해외 관객들이 매료된 것도, 국내 관객들이 익숙하게 빠져든 것도 윤여정의 내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기 때문. 과거엔 감히 예상 못했을 결혼 후 10여 년의 미국 생활 고충도 훗날 찬란한 역사를 이룩하는데 꽤나 큰 도움이 됐다. 엄마, 할머니에 국한되지 않은 윤여정의 도전적 행보는 해를 거듭할 수록 눈에 띄었다. 특히 해외에서도 낯설지 않은 호흡으로 윤여정의 능력과 똑부러진 마인드를 새삼 확인케 했다. 2015년 워쇼스키 자매가 감독한 미드 'Sense8'에 비중있는 카메오로 출연하며 해외 활동에 물꼬를 텄고,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등 나영석 사단 예능에 합류하며 본연의 매력과 함께 영어 실력도 자랑했다. 패셔너블 분위기 또한 윤여정의 전매특허 이미지다. "믿기 힘들다" 표현했지만 이미 거머쥔 32개의 트로피는 현실을 말한다. 윤여정은 전미 비평가위원회로부터 LA, 워싱턴 DC,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뉴욕 온라인, 그레이터 웨스턴 뉴욕, 오클라호마, 캔자스시티, 세인트루이스, 뮤직시티, 노스캐롤라이나, 노스텍사스, 뉴멕시코, 샌디에이고, 아이오와, 콜럼버스, 사우스이스턴, 밴쿠버, 디트로이트, 디스커싱필름, 미국 흑인, 피닉스, 온라인 여성, 할리우드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 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 등 연기상만으로 통산 32관왕을 수상하며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아카데미시상식 입성만으로 또 하나의 역사적 한 페이지를 쓴 윤여정은 이제 가장 유력한 수상 후보로 오스카를 노린다.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아시아 배우가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건 지난 93년간 '사요나라'(1957) 우메키 미요시, '모래와 안개의 집'(2003) 쇼레 아그다쉬루, '바벨'(2007) 키쿠치 린코, 그리고 윤여정까지 단 4명이다. 윤여정이 수상까지 성공한다면 우메키 미요시 이후 63년만 두 번째 아시아 여우조연상이 탄생하게 된다.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기적의 낭보에 환호하게 만든 '미나리'와 윤여정. 전 국민이 온 마음을 다해 희망하고 있는 순자의 미소와 눈물, 그리고 수상소감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1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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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새 역사" 아카데미 입성 '미나리' 진심의 언어 통했다(종합)

완벽한 피날레의 주인공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미나리'가 이변없이 아카데미 입성에 성공하며 파란의 중심에 섰다. 영화 '미나리'는 15일 오후 9시 19분(한국시간) 발표된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Academy Awards) 최종 후보에서 작품상(BEST PICTURE), 감독상(DIRECTING), 남우주연상(ACTOR IN A LEADING ROLE·스티븐 연), 여우조연상(ACTRESS IN A SUPPORTING ROLE·윤여정), 각본상(ORIGINAL SCREENPLAY), 음악상(ORIGINAL SCORE)까지 총 6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미국에서 제작(플랜B)·배급(A24) 된 완벽한 할리우드 영화로, 외국어영화상에 그쳤던 골든글로브와 달리 아카데미시상식은 '미나리'를 주요 부문에 모조리 노미네이트 시키며 오스카 레이스 내내 각종 비평가협회를 뒤흔들었던 '미나리'의 작품성을 다시금 입증시켰다. 실시간으로 후보 발표를 지켜보고 있던 국내외 영화 팬들 역시 기대 이상의 '미나리' 후보 지명 성과에 실시간으로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아카데미시상식과 인연을 맺게 됐다. 몇 년간 아카데미시상식이 주요 포인트로 잡았던 다양성과도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로컬 시상식' 영역을 넘어 좋은 작품을 글로벌 무대에서 온전히 인정받게 됐다. 특히 '미나리'는 스티븐 연과 윤여정이 각각 연기상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며 누구도 밟지 못했던 최초의 역사를 완성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뿌리 내리는 미나리와 꼭 닮은 모습으로 스크린 밖에서도 특별한 여정을 보여준 팀 '미나리'. 원하고 예상했던 모든 것을 현실화 시킨 희망의 '미나리'가 대망의 오스카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 그 마지막 무대에 전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93회 아카데미시상식은 4월 25일 개최된다. ◇91관왕+∝ 아카데미시상식 후보 지명에 성공한 '미나리'는 이제 수상을 향한 마지막 레이스만을 남겨두고 있다. 제36회 선댄스영화제 대상을 시작으로 78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최근 크리스틱초이스어워즈 등 전세계 91관왕을 기록 중인 '미나리'는 아카데미시상식에 앞서 추가할 트로피가 여러 개 남아있다. 막바지 수상 결과에 따라 오스카 역시 가늠해 볼 수 있기에 '미나리'를 향한 응원과 낭보는 당분간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나리'는 24일 개최되는 미국제작자조합(PGA) 작품상, 내달 4일 진행되는 미국배우조합(SAG) 앙상블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그리고 10일 열리는 미국감독조합(DGA) 감독상 후보에 모두 올랐다. 또한 영국 아카데미라고 불리는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에서도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앨런 김), 음악상, 캐스팅상까지 6개 부문 후보 지명을 받아 둔 상황. '미나리'의 역사적 행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데뷔작 칸→10년 후 아카데미…정이삭 감독 발자취 정이삭 감독이 전한 '진심의 언어'는 골든글로브에 이어 아카데미까지 관통했다. 정이삭 감독은 지난 1일 골든 글로브에서 "'미나리'는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들만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가족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언어는 단지 미국의 언어나 그 어떠한 외국어보다 깊은 진심의 언어(Language of Heart)다. 저 스스로도 그 언어를 배우려고 노력하고 물려주려고 한다. 서로가 이 사랑의 언어를 통해 말하는 법을 배우길 바란다"는 소감을 남긴 바 있다.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실화를 담아낸 작품으로 진정성을 더한다. 1978년 10월 19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태어난 정이삭 감독은 애틀랜타에 잠시 살다가 아칸소 주 링컨의 조그만 시골 농장으로 이사해 유년 시절을 보냈다. 예일대학교에 진학해 생물학을 전공했지만 영화에 뜻을 두고 유타 대학교에서 영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선택은 옳았다.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영화 감독의 삶은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시작부터 남달랐다. 정이삭 감독은 2007년 르완다를 배경으로 한 영화 '문유랑가보'(원제: Munyurangabo)를 데뷔작으로 제60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후보에 올라 주목도를 높였다. 2006년 미술치료사인 아내 발레리가 르완다 내전으로 상처입은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로 르완다에 왔을 때 동행하여 수도 키갈리의 구호 기지에서 영화를 가르쳤던 경험을 토대로 르완다 학살 이후 두 소년의 우정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 두번째 영화 '럭키 라이프(2010)'는 제럴드 스턴의 시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32회 모스크바국제영화제에서 새로운 시선 경쟁부분 후보에 올랐다. 세번째 영화 '아비가일'(2012)은 한국의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29회 로스앤젤레스 아시안퍼시식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이후 메가폰을 잠시 내려놓고 2018년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유타 대학교 아시아캠퍼스 교수로 재직한 정이삭 감독은 '미나리'를 마지막 기회로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는 후문. 그 결과는 영화계의 새 역사가 됐다 . ◇"역사에 남을 이름" 윤여정·스티븐연 '최초'의 기록 '미(美)쳤다'는 감탄사를 절로 터트린 이름이다. 2년 연속 남의 나라 시상식 후보 발표를 지켜보며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만든 장본인들. 한국 배우가 '연기'로 아카데미시상식 입성이 가능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던 지난 90여 년의 세월이다. 전세계 영화를 심사하는 칸영화제 초청이 끝판왕 무대라 각인됐지만 결국 할리우드의 심장을 정조준했다. '기생충'이 쏘아 올리고 '미나리'가 야무지게 뒤를 이었다. 아카데미시상식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한국 배우는 윤여정으로 기록됐다. 올해 74세. 연기인생 53년에 기적같은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됐다. 국내에서는 이미 존재 자체만으로 살아있는 역사였던 윤여정이다. 여유를 만끽해도 충분한 시기 윤여정은 제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작품, 환경에 대한 도전을 감행했고 스스로 역사를 창조해냈다. 후배들에게는 새로운 꿈과 희망의 씨앗이 된 원더풀 배우다.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와 인연을 맺은 스티븐 연은 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작품으로 아카데미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기념비적 한 획을 그었다. 스티븐 연의 노미네이트 역시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는 최초의 기록. 봉준호 감독과 이창동 감독이라는 대한민국 거장과 호흡 맞추며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았던 스티븐 연은 '미나리'로 아카데미시상식까지 섭렵, 역대급 필모그래피를 자랑하게 됐다.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 '미나리' 최종 후보 작품상 '더 파더' '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맹크' '미나리' '노매드랜드' '프라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감독상 토마스 빈터베르그('어나더 라운드') 데이빗 핀처('맹크') 정이삭('미나리') 에머랄드 펜넬('프라미싱 영 우먼') 클로이 자오('노매드랜드') 남우주연상 리즈 아메드('사운드 오브 메탈') 채드윅 보스만('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안소니 홉킨스('더 파더') 게리 올드만('맹크') 스티븐 연('미나리') 여우조연상 마리아 바카로바('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글렌 클로즈('힐빌리의 노래') 올리비아 콜맨('더 파더') 아만다 사이프리드('맹크') 윤여정('미나리') 각본상 에머랄드 펜넬('프라미싱 영 우먼') 정이삭('미나리') 샤카 킹 외 1명('주다스 앤 더 블랙 메시아') 다리어스 마더 외 1명('사운드 오브 메탈') 아론 소킨('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음악상 테렌스 블랜차드('Da 5 블러드') 트렌트 레즈너 외 1명('맹크') 에밀 모세리('미나리') 제임스 뉴튼 하워드('뉴스 오브 더 월드') 트렌트 레즈너 외 2명('소울')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3.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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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과 타이" '미나리', 美아카데미 윤여정·스티븐연 등 6개 부문 후보[종합]

원더풀한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미국 아카데미도 휩쓸었다. '미나리'는 15일 오후 9시 20분(한국시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발표한 2021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발표에서 작품상, 감독상(정이삭),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각본상(정이삭), 음악상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 '기생충(봉준호 감독)'이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기록과 같다. 만 73세의 배우가 한국 영화계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를 통해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할머니 같다'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잘 아는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전 세계에서 트로피를 수집하는 중이다.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경쟁을 펼친다. 이번 노미네이트로 한국 영화계 최초의 사건을 만들어냈다. 아시아로 넓혀서 보더라도, 우메키 미요시(1957년 '사요나라')·아그다슐루 쇼레(2003년 '모래와 안개의 집')·기쿠치 린코(2007년 '바벨')에 이어 아시아 배우로서 네번째 노미네이트이며, 수상까지 하게 된다면 우메키 미요시에 이은 두번째다. 이미 '미나리'를 통해 전미 비평가위원회부터 LA·워싱턴 DC·보스턴·샌프란시스코·시애틀, 뉴욕 온라인·그레이터 웨스턴 뉴욕·오클라호마·캔자스시티·세인트루이스·뮤직시티·노스캐롤라이나·노스텍사스·뉴멕시코·샌디에이고·아이오와·콜럼버스·사우스이스턴·밴쿠버·디스커싱필름·미국 흑인·피닉스·온라인 여성·할리우드 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 영화기자협회·팜스프링스 국제 영화제·골드 리스트 시상식·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라티노 엔터테인먼트 기자협회까지 총 30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스티븐 연은 '맹크' 개리 올드만, '더 파더' 안소니 홉킨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채드윅 보스만, '사운드 오브 메탈'의 리즈 아메드와 함께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워킹 데드' 시리즈, '옥자', '버닝'을 통해 세계적인 배우로 거듭난 스티븐 연이 가족을 위해 농장에 모든 힘을 쏟는 아빠 제이콥 역으로 분해 한국계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영광을 안았다. 또한, '미나리'는 '더 파더', '유다와 블랙 메시아', '맹크', '노매드랜드', '프로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와 함께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됐다. 최고상인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된만큼 지난해 '기생충'의 영광을 재현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어 정이삭 감독은 토마스 빈터버그('어나더 라운드'), 데이비드 핀처('맹크'), 클로이 자오('노매드랜드'), 에메랄드 펜넬('프라미싱 영 우먼')과 함께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데이비드 핀처 등 거장과 어깨를 나란히 해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미나리'의 각본도 직접 쓴 정이삭 감독은 '유다와 블랙 메시아', '프로미싱 영 우먼', '사운드 오브 메탈', '더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과 각본상을 두고 다툰다. '미나리'는 음악상 후보에도 올랐다. '다 5 블러즈', '맹크', '뉴스 오브 더 월드', '소울'과 경쟁을 벌인다. '미나리'는 지난해 2월 36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지난 달 28일 78회 골든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에 8일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까지 휩쓸며 전 세계 91관왕을 기록하며 전 세계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기준) 뉴욕 레인보우 룸과 LA 베벌리 힐즈 힐튼 호텔에서 동시에 개최된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연출과 각본은 '문유랑가보'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올라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이삭 감독이 맡았다. 여기에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을 탄생시킨 브래드 피트의 제작사 플랜 B, '문라이트', '룸', '레이디 버드', '더 랍스터',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수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북미 배급사 A24가 만났다.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오는 4월 25일에 열린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3.1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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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넘보는 '미나리' 윤여정 "美진출 이유? 아들 보려고"

“제가 미국서 산 경험이 있잖아요. 제가 봤어요. (국제결혼한) 친구 어머니가 (미국에) 와서 손자한테 밤을. 친구 남편이 아이리시(아일랜드계)인데 너무 놀란 거예요. 멀쩡한 애, 이도 다 있는 애를 왜 밤을 깨물어서 스푼에 뱉어서 주냐. 너네 나라는 그래서 간염이 많다.” 영화 ‘미나리’(3일 개봉)에서 미국에 이민간 딸 모니카(한예리)를 찾아간 한국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배우 윤여정(74)이 극중 어린 손자 데이빗(앨런 김)에게 삶은 밤을 깨물어 주는 장면에 불어넣은 체험담이다. 재미교포 2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이 각본을 겸해 1980년대 미국 아칸소 시골로 이주해 한국 야채 농장을 연 자전적 이민사를 그린 이 가족 영화는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관객상 등 지금껏 미국 안팎에서 90개 영화상 트로피를 받았다. 그 중 32개가 LA‧워싱턴DC‧보스턴‧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 등이 윤여정에게 선사한 여우조연상이다. 출연진 전원이 받은 뉴멕시코비평가협회‧미들버그영화제‧국제온라인시네마어워즈(INOCA)‧디트로이트비평가협회의 앙상블상은 따로 치고서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직접 뽑는 미국배우조합(SAG)상에선 한국인 최초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인디와이어‧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다음달 시상식에 앞서 오는 15일 발표될 제93회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한국배우 최초 후보 선정 가능성을 높게 본다. 수상할 경우 ‘사요나라’(1957)의 일본 배우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계론 역대 두 번째다. ━ 한국에서 날아온 미나리 할머니 이런 화제 덕에 한국에선 개봉 11일 간 44만 관객이 들며 코로나19 극장가에 봄바람을 몰고 왔다. 가족 생각에 뭉클했단 호평이 우세한 가운데 기대보다 심심하단 반응도 있다. 미국에선 아메리칸 드림을 품은 지극히 미국적인 이민자 가족 영화이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가족애를 되새기게 해준 영화로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특히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어린 손자와 세대와 문화차를 뛰어넘는 한국 할머니 순자의 인기가 높다. 정 감독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백인 관객을 위해) 굳이 설명하지 말자는 게 의도였다”고 거듭 밝힌 영화는 영어 제목도 한국말을 그대로 옮긴 ‘Minari’다. 순자는 바로 그 미나리의 분신 같은 캐릭터다. 심장이 약한 손자 손을 이끌고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씨를 아칸소 깊은 숲속 개울가에 심으며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란다. 미나리는 원더풀(wonderful)” 노래를 부른다. 정 감독이 유년기 자신을 투영한 손자 데이빗에겐 “한국 냄새 나는(smells like Korea)” 할머니다. 한국서 딸이 좋아하는 고춧가루‧마른멸치를 바리바리 싸 오지만, 요리는 하지 않는다. 심장 약한 데이빗이 교회에서 사귄 백인 소년에게 훈수까지 두며 ‘이겨 먹는’ 화투도 순자의 특훈이다. 그런데 이 웃음기 어린 추억의 순간들이 가족을 지켜낸 든든한 보호막이었다는 걸 영화가 끝날 때쯤에야 깨닫게 된다. ━ "윤여정의 연기는 모든 걸 믿을 만하게 만든다" 이런 모든 의미를 땅에 발 붙인 할머니 캐릭터로 연기해낸 윤여정의 힘도 크다. 정 감독의 할머니를 흉내 내야 할까, 묻자 정 감독은 “선생님 마음대로 하시라” 했단다. 지난달 LA타임스와 영어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다른 순자의 모델로 증조할머니를 들기도 했다. “증조할머니는 제가 열 살 때도 살아계셨는데 그때는 그녀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증조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어릴 적 나는 그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서 전쟁 후 물이 부족해서 물을 아끼려고 몇 번이고 같은 물로 씻는 것이 더럽다고 생각했다. 정말 바보 같았고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고 돌이켰다. 결과적으로 “사랑 많고 입이 거친”(LA타임스) “신스틸러”(USA투데이) 역으로 윤여정은 “한국의 메릴 스트립”(굿모닝 아메리카)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윤여정을 지난해 최고 여성 배우 13인에 꼽으며 “윤여정의 연기는 모든 걸 믿을 만하게 만든다”고 극찬했다. ‘기생충’ 배우 최우식과 출연한 ‘윤스테이’(tvN) 등 최근 활발한 TV 예능 행보, 데뷔 초부터 배우 경력까지 꼼꼼이 되짚으면서다. ━ 70년대 흔든 '장희빈''화녀' 팜므파탈 사실 한국 관객 중엔 미국에서 극찬받는 ‘미나리’가 ‘윤여정 역대 최고 연기는 아닌데?’ 어리둥절할 이도 있을지 모른다. 한양대 국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6년 TBC TV 탤런트 공채에 합격하면서 데뷔해 올해로 56년차. 1967년 드라마 ‘미스터 곰’으로 신인탤런트상을 타며 개성 강한 외모와 말투로 스타덤에 올랐다. MBC로 이적해 71년 주연한 드라마 ‘장희빈’에선 장희빈의 표독스러움을 열연해 분노한 시청자들이 거리에 붙은 포스터 사진을 찢어버릴 정도였단다. 스크린 데뷔작은 같은 해 출연한 김기영 감독의 ‘화녀’다. 김 감독이 자신의 대표작인 흑백영화 ‘하녀’(1960)를 컬러로 재해석한 영화로 윤여정은 시골에서 상경한 순진한 명자를 맡았다. 식모살이 하던 집의 유부남과 외도하게 되며 광기에 휘말리는 스릴러를 빚어내 시체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신인상을 차지했다.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으로 떠나며 사실상 은퇴하는 듯했지만 이혼 후 13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최근 LA타임스에 그는 당시를 “쿠키 굽는 법을 배우며 주부이자 어머니가 되는 데 전념했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공립학교에 보낸 어린 두 아이를 키우려 생계를 위해 최소 시급 2.75달러 슈퍼마켓 캐셔로 일해야 했던 고난의 시기로 기억했다. ━ 시급 2.75달러 美슈퍼 알바에서 칸의 배우로 그런 절박함 때문일까. 한국에 돌아와선 전보다 더 왕성하게 작품에 뛰어들었다. ‘사랑과 야망’ ‘모래성’ ‘원미동 사람들’ ‘작별’ ‘목욕탕집 남자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 드라마에선 주로 시대에 질박하게 녹아든 여성을 연기했다. 영화론 ‘투 상수’ 임상수‧홍상수 감독을 만나며 ‘센 캐릭터’로 새 전기를 열었다. 임 감독과는 죽어가는 남편을 두고 늦바람 난 시어머니를 연기한 ‘바람난 가족’에 이어 김기영 감독의 동명 영화를 재해석해 늙은 하녀로 분한 ‘하녀’로 대종상‧춘사영화상‧대한민국영화대상‧시네마닐라영화제‧아시안필름어워드 등 2010년 여우조연상을 싹쓸이했다. 그해 홍 감독과 작업한 ‘하하하’와 ‘하녀’로 그는 같은 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두 편의 영화로 초청됐다. 이런 ‘이변’은 2년 뒤 그가 돈으로 젊은 남자(김강우)를 탐하는 재벌가 안주인이 된 임 감독의 ‘돈의 맛’, 프랑스 배우 이자벨위페르와 함께한 홍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로 칸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되며 또다시 되풀이됐다. 2016년 소외된 목숨을 거두는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한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론 캐나다 판타지아영화제 슈발누아경쟁-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문화예술계에의 그간 공로로 4년전 은관문화훈장도 받았지만, 전세계 영화산업의 이목이 쏠리는 미국에서 이처럼 주목받은 것은 처음이다. ━ 윤여정 미국 작품 잇따른 이유…재미교포 아들들 이미 워쇼스키 자매 감독의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에서 배두나와 영어 대사로 호흡 맞췄던 윤여정은 ‘미나리’를 잇는 차기작도 영어 작품이다.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애플TV 미국 드라마 ‘파칭코’로 새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칸영화제 공식 선정작에 포함된 임상수 감독의 영화 ‘헤븐: 행복의 나라로’(가제)도 개봉을 기다린다. 오스카상은 너무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고 말해온 그다. “제가 왜 자꾸 미국으로 돌아오는지, 왜 해외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지 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운을 뗀 그는 “아마 제 아들들이 재미교포이고 미국에 살고 있기 때문이고 한번이라도 더 그 애들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정이삭 감독이 “자식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걸었던 세상 모든 부모를 향한 러브레터”라 칭한 ‘미나리’. “미나리는 가족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이 우리 가족과 닮았다”고 했던 정 감독의 설명은 배우 윤여정이 품어온 또 다른 삶의 모습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코로나 미국 껴안은 할머니…뉴요커가 본 '미나리' 현상 [배우 언니] 극장가 '미나리' 효과…111일 만에 하루 관객 20만 돌파 공유·박보검 160억대 SF영화 '서복' 극장·티빙서 동시 만난다 정이삭 감독 “학점 따려 들었던 영화수업이 삶을 바꿨다” 골든글로브 수상 순간 껴안은 딸…"내가 미나리 만든 이유" [영상] '미나리' 英아카데미서도 6개 부문 후보…윤여정은 조연상에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2021.03.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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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 "아름답고 보편적이다"..'미나리' 향한 추천 릴레이

전 세계적인 화제작 '미나리(정이삭 감독)'가 국내 셀럽들의 추천 릴레이와 봉준호 감독과 극찬을 담은 리뷰 예고편을 11일 공개해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2021년 전 세계가 기다린 원더풀한 이야기. 배우 권율은 “함께 공감할 수 있고 떠올릴 수 있는 따뜻하고, 굉장한, 어메이징한 시간이었다. '미나리'는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감상을 전했으며, 배우 최수영은 “이야기, 영상미, 캐릭터 또 가장 중요한 저희를 키워 주시고 보듬어 주신 우리 부모님들의 사랑까지 너무 아름답다는 생각만 드는 영화였다”고 호평했다. 배우 최희서는 “새로운 시작이었지만 가족에게 너무나 큰 시련이었던 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하지만 장면마다 꽉 차게 연기해주신 배우분들이 너무 훌륭하다. 코로나19로 시련을 겪고 있지만 이 영화가 위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감히 생각한다”고 말했고, 배우 박규영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비로소 완전한 ‘우리’가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따뜻하고 힐링이 되는 영화였다”고 소감을 전했으며, 배우 장혜진은 “세계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많이 힘들지만 '미나리'를 통해 다시 이겨낼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마음의 울림이 정말 큰 영화”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서 김종관 감독은 “삶을 깊게 바라보는 연출자의 시선이 있고 내 기억을 들춘 것처럼 마음에 닿는 영화”라며 감상을 남겼다. '문명특급' 재재는 “윤여정 선생님이 왕관의 무게를 지니게 되었는지 너무나 잘 알 것 같은 영화. 모두 그때 계셨던 분들처럼 연기를 잘해서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생명이 생동하는 3월에 '미나리'와 함께 따뜻한 한 달 보내시길 바란다”고 했으며, 임현주 아나운서는 “잘하고 싶지만 그럴수록 자꾸 삐걱대고 서로 오해가 쌓이고 하지만 가장 어려운 순간에는 결국 서로를 구원하게 되는 가족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며 찬사했다. 샘 해밍턴은 “굉장히 감동적인 작품. 가정과 함께 관계에 대한 깊은 생각과 반성을 많이 하게 되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색한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될 것 같다”며 응원의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리뷰 예고편은 아름다운 아칸소 배경과 가족들의 모습과 함께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 및 경이로운 수상 이력이 나오면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어서 봉준호 감독의 “아름답고 보편적이다”라는 리뷰가 전 세계는 물론 국내 관객들까지 사로잡은 이유를 입증한다.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을 비롯해 전 세계 90관왕 180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하며 국내에서 뜨거운 흥행을 일으키고 있는 '미나리'는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3.11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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